....
'정 아미'. 어려서부터 운동을 굉장히 좋아했다. 온갖 듣도보도 못한 무술을 다 배웠다.
머리카락이 전부 뒤쪽으로 날카롭게 서는데, 집안 내력이다. 왁스나 젤에도 내성이 있다.
우유를 좋아한다. 물보다 우유를 더 많이 마신다. 초코우유 등은 이단이라며 혐오한다.
장래에 운동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정장이 멋있다는 이유로 보디가드가 되었다.
평소에는 트레이닝 복 밖에 안 입어서 그런가 정장을 우상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보디가드라고 정장만 입는 건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꽤 좌절했다.
프리랜서로 놀던 중에 생명공학&로봇공학 거대 실험실 경비로 취직했다.
경비라곤 하지만 페이가 쌘 편이라, 굉장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남정네로 득시글거리는 실험실의 홍일점으로 거의 마스코트에 가깝게 대우를 받았다.
본인은 자기가 실험실의 유일한 여자이다보니
공대남자들이 미녀라고 치켜세우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 미녀다. 운동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몸매도 좋다.
워낙에 미녀라 오히려 대쉬가 업ㅂ는데, 자기가 못 생겨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짜증난다.
실수로 우리를 열어놓고 퇴근해서, 실험체 하나가 탈출해버렸다.
못 생긴데다가 덤벙거린다고 자책하며 사표를 내버렸다.
우유를 사려고 인출하러 은행에 갔다가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사내를 만나 꽂혔다.
온몸에 흉터가 가득한 남성이었는데, 알게모르게 상처모에였던 것 같다.
운명적인 사랑의 힘으로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결국 결혼했다.
....
이름을 따서 'A-mi'라는 영어 필명을 쓰곤 했는데, 실험실의 공대남캐들은 이걸보고
'에이미'라는 애칭을 만들어 불렀었다. 이걸 '아미'라고 처음부터 읽어 준 유일한 사람은
지금의 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