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오늘은 카즈냥의 그플 시멜보크를 그릴거에요
Nick ceru
Time 2010-02-11 02: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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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아이에요. 이럴수가. OPG가 매력적이긴 한데 어쨌든 법미가 아니에요. 큰일났어요. 선생님은 꼬맹이밖에 못 그리는데 무리수를 뒀나봐요.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요 꼬맹이밖에 못 그리면 꼬맹이를 그리면 되니까요. 격미는 허벅지가 생명이지만 그런거 못 그리니까 대충 넘겨요. 그리고 왠지 그리다보니 어깨 위에 고양이를 올려놓을 자리가 부족해요. 생략해요. 그 외에도 그리다 까먹은 부분들은 디테일이고 뭐고 다 생략해버려요. 픽셀중경화작업의 일환이라고 우기면 되니 걱정없어요. 연필로 그려놓은 그림 위에다 대고 펜으로 선을 따요. 사실 선생님은 보통 이 과정에서 하이테크 0.3mm 짜리를 애용하지만, 요즘 돈이 없어서 그런 비싼 펜은 쓰지 못해요. 대신 동생 필통에서 아무 펜이나 빼 와서 써요. 물론 모나미 153 같은걸 쓰는 사람은 없을거라 믿어요. 볼펜질이 끝났으면 지우개를 사용해서 연필선을 깨끗하게 지워요. 이때는 충분히 말린 후에 지우개질을 해야 해요. 안 그러면 지우개질 하다가 볼펜이 번져서 영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와요. 윤곽선을 두껍게 덧그려줘요. 안 해도 되는 짓이긴 하지만, 왠지 윤곽선이 두꺼우면 팬시틱한 기분이 들면서 그림의 단점들이 살짝 가려지는 느낌이에요. 선 딸때 살짝씩 실수했던 부분도 과감히 다 덮어버려요. 보통은 이 때 하이테크 0.5mm짜리를 사용해요. 근데 이번엔 그런게 없으니 그냥 아까 썼던 펜으로 여러번 그어요. 색연필을 사용해 채색을 해요. 연한 색을 이용해서 밑색을 깔아준 후에, 진한 색으로 음영을 줘요. 초중고등학교 미술시간에 배웠던 광원과 그림자를 생각하며 칠해야 하는데 수능보고 난 후로 다 까먹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칠해요. 색연필에 없는 색을 표현하고 싶을땐 색들을 덧칠하는 식으로 칠하면 되어요. 살색을 노랑-주황 식으로 하는게 식상해서, 이번엔 분홍-주황 으로 했는데 결과물이 별로인거 같아요. 중간과정 귀찮으니 다 생략하고 완성이에요. 좀 비비드하게 보정을 줬더니 원본의 고급스런 레드블랙은 사라지고 유치찬란한 원색이 나왔어요. 이런 된장 쌈장 초고추장. 어쨌든 그렸으니까 카즈냥에게 졸업선물로 주겠어요. 하루 늦었지만 졸업 축하해요. ------ 어린이 여러분 다음 시간에 만나요. 물론 다음 시간은 없지만.Reply
생마 2010-02-11 02:58:17
와 정교하다..
카즈.나 2010-02-11 03:25:46
ㅠㅠ… 감사해요 정말.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불량교생 2010-02-11 04:10:49
만약 그리는게 재미없었다면, 애초에 그리다 때려쳤을텐데 뭐 그런걸 걱정하나요
리밋 2010-02-11 09:51:58
근성가이시네
겟코 2010-02-11 11:40:12
멋지군요! 우아아아ㅏㅏ앙아앙
[=]NPC인가 2010-02-11 19:32:43
내껏도 그려주세여
그냥교생 2010-02-11 19:39:46
저 캐릭에 뇌내보정으로 자기 아바타를 입히면 됩니다.
[=]NPC인가 2010-02-11 22:14:10
....
Lv.99 교생 2010-02-11 22:23:43
캐릭샷을 내놓으면 휴가끝날즈음에 그리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