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선인장님 만화 팬픽 2-下

Nick 예박사

Time 2010-03-21 03:52:27

Body

http://pds17.egloos.com/pds/201003/21/80/f0059580_4ba4f4a9e9f76.png 오늘의 전적. 회지 150부중 146부 판매. 팬시 포함해서 총 순익 375500원. 사진 찍힌 회수 72회. 도촬당한 회수 13회. 공격당한 회수 8회(무슨 뜻인지는 각자 판단에 맡기겠다.) 한숨 쉰 회수 264회. 자아비판 회수 108회. 울 뻔한 회수 1819회.... ...피로감 <무한대>. 이젠 아무 생각도 없다. 빨리 집에 가서 모든 걸 잊고 퍼질러 자고 싶은 생각뿐이다. 오늘의 나는 내가 아니야. 내일이 오면 싸그리 몽땅 다 잊어주겠어. 그래요, 선배. 저 괜찮아요. 아무 문제 없어요! 왜냐하면 나는 사나이니까! 내가 존나 남자다! 얼마나 존나? 존나게 존나! 그래, 가슴을 펴자. 까짓 거 흔치 않은 경험 한번 했다고 생각하지 뭐. 선배가 기뻐하면 그걸로 된 거야, 뭘 더 바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이제 다 끝났어. 잠깐 눈이나 좀 붙여야지... 아, 근데 옷을 얇게 입고 와서 그런가, 좀 춥네. 으드르르르득득 쓰으으으읍.(이 부딪히는 소리&코 들이마시는 소리) ------------------------------------------------------------------------------ 녀석 덕분에 이번 행사는 대성공이다. 아이구, 내 새끼. 모처럼 이뻐 보이는구나.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하루 내내 저기압이었던 녀석의 모습. 물론 대략 예상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침울해하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죄의식이 느껴진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일단 뭐라도 말을 걸어야.... "오, 오늘 수고 많았어~ 배고프지? 뭐라도 먹으러 갈까?" 제기랄, 내 입에서 이딴 소릴 내뱉게 되다니, 게다가 왜 버벅대는 거야. "수고하셨습니다." 녀석은 짧고 힘세고 무미건조한 한 마디를 날리고는, "도착하면 깨워주세요." 그대로 자기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뭐지, 이 어색한 정적은? 평소에 늘상 쓸데없는 소리로 귀찮게 하는 녀석이지만 이렇게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더 불편하잖아. 진짜로 단단히 삐친 걸까, 아니면 그냥 피곤한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 순간, 보고 말았다. "-!!" 녀석이 몸을 떨면서 훌쩍이고 있었다. 큰일났다. 망했다. 울려버렸다. 이런 건 역시 버텨내기 힘들었던 거야. 그래, 파는 데 집착하다 보니 이런 활동은 다 같이 즐기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어. 최소한 숨기지 말고 미리 얘기라도 해 줄 걸. 아앗, 맞아! 거기다가 폭력에, 이런 거 저런 거 부끄러운 꼴까지! 끄르르르~ 난 글렀어, 글러먹은 선배야...아으으으윽~ 이, 일단은 수습, 수습을 해야... "왜, 왜 그래? 우, 우는 거야?" 나 미치겠다. 아까부터 왜 자꾸 말을 더듬게 되는 거지? 늘상 허허실실이던 녀석이 이런 모습을 보이니까 도저히 적응이 안 돼. "누나가 미안해, 잘못했어. 그러니까 울지 마아, 응? 착하지-뚜욱." 꼬..꼴사나워...내 이미지 다 망가지는구나...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어라? 자, 잠깐! 멈춰! 멈추라고! 나오지 마! 여기서 내가 울어버리면 안 되잖아! 나오지 마......안 돼......제발... 빌어먹을...... "윽....흐윽..." 이 눈깔! 이 눈깔! 왜 그치지 못하고 물만 뽑느냐, 응? 끝장이다...내일 이 녀석 얼굴을 어떻게 보지.... "저기, 선배?" 얼레? "무서운 꿈이라도 꿨어요? 와아, 잠꼬대 한번 스펙타클하시더라. 덕분에 깼네. 아직 열다섯 정거장이나 남았잖아요." 하아...? 이건 뭔 소리? "아우, 추워. 드르릉 쓰읍.(코 들이마시는 소리.) 이거 감기 들겠네. 그나저나 뭐 먹으러 갈 거예요? 선배가 쏘시는 거 맞죠? 난 닭똥집 먹고 싶다." ...! 그럼 말인즉슨...이 놈은.... 하하..하하하하.... "-네 끼니는 네가 알아서 챙겨 처먹어 이 망할 자식아아!!" "크억!" 우지끈 와당탕 퍽 쿵 콰앙. 아하하, 그럼 그렇지. 이런 바보의 멘탈에 신경을 쏟은 내가 어리석었다. 감히 이몸의 마음을 농락했겠다!! "아니, 그러니까 좀 전에 분명 먹으러 가자고..꽤애액." "그 입 다물라다물라다물라!!" 그 후 도착할 때까지 단둘뿐인 열차 안에서 신나게 두들겨 주었다. 막판엔 둘 다 웃고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들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이 이야긴 이걸로 끝. ------------------------------------------------------------------------------ AM 01:47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저 미친년이 또 시작이네, 빨랑 안 쳐자!" 어제의 패닉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난 지금, 엄습해 오는 울트라 쪽팔림.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그 녀석 듣고 있었을까? 알아챘을까? 방과후에 보면 뭐라고 하지? 으윽~용서못해애~! 다음에 두고 보자고, 그땐 비키니 수영복을 입혀줄 테니까!! 분명 이번처럼 무진장 귀여.... 아니, 이게 아니잖아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난! 오그리토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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