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요새 광년이 그리느라 격조했습니다

Nick Nephlite

Time 2010-07-08 23: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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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년이라고 하면 레알인가 욕인가... 하여간 디씨 스투갤 무림외전님의 요청으로 여성 광전사를 그렸습니다. 사실 저는 프로토스 유닛 그리는거 엄청나게 싫어합니다. 프로토스 메인 색상은 형광푸른색과 금색 두 가지인데, 두 가지 모두 저같은 미숙자가 다루기에는 쉽지 않은 색이기 때문입니다. 다루다 보면 어머니 출타하셨니... 등의 패드립이 절로 솟아오르죠. 보통 남들에게 짤방을 그려줄 땐 저퀄로 대충 쓱쓱 그립니다만 이번 기회 아니면 프로토스를 언제 또 그릴까 싶은 마음에 갑자기 퀄리티가 상승하더니 결과물이 나와버렸네요. http://pds20.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8245b93.jpg 러프에 머리쪽만 살짝 선작업 들어간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구도도 그냥 상체만 수그린 자세였고 역관절까지 완벽히 구현, 얼굴만 빼고는 완연히 오리지날 질럿이었습니다. 왜 여체화했는지 모를 정도로. http://pds20.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85eb918.jpg 그리던 도중 여체화한 김에 체형을 억지로 유지하는건 바보짓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리까지 인간화시켰습니다. http://pds19.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89c3202.jpg 선작업 도중 하체가 심심해 보여 배배 꼬아봤습니다. 나름 이쁘게 나오도록 열심히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한 결과 좀 괜찮아 보이는 게 나왔습니다. http://pds20.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8d9d958.jpg 선작업 완료 직후 무림외전님께 임시짤방으로 드린 물건입니다. 선작업은 보기보다 심력을 요하는 일이라 이 정도 그리고 나면 근성이 고갈돼서 며칠 쉬어줘야 하거든요. http://pds20.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9348073.jpg 그다음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피부부터 채색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여캐의 탄탄한 복근을 그리게 되어 좋더군요. 예전에 복근에 탐닉하다가 모 수생연체동물씨에게 독설을 들어서 올해는 상당히 자제하던 참이었습니다. http://pds19.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95c8c7b.jpg 시퍼런 피부 다음에는 황금색 갑주입니다. 프로토스 놈들은 이 특유의 황금색이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쓰기 더럽게 어려워요! 블리자드의 디자이너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겠죠. 그래도 프로들은 색상 관계없이 다 잘 쓰니까 괜찮았을 겁니다. http://pds20.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98e6711.jpg 이런식으로 계속 채색범위를 넓혀갔습니다. 기다란 뒷머리는 사실 신경다발인데,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로켓단 로사양이 떠오르더군요. 참고로 다크템플러들은 저걸 반항의 의미로 잘라내버려서 정갈하지 못한 레게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http://pds19.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9bb5c71.jpg 거의 다 채색한 상태. 이 상태에서 갑자기 피규어스러운 스타일이 떠올라서 발판을 그리고 사이오닉검의 동세를 제거했습니다. http://pds20.egloos.com/pds/201007/09/59/d0052159_4c36aa47e724f.png http://pds18.egloos.com/pds/201007/09/59/d0052159_4c36aa609b0e1.png 그리고 완성. 마지막은 15금짜리 덤입니다. http://pds18.egloos.com/pds/201007/08/59/d0052159_4c35d331f16f7.png 개인적으로, 그림 그릴 때는 딱 이런 러프한 단계까지가 가장 즐거워요. 여기에 비하면 선따기와 채색은 고된 근성의 영역이거든요. 뭐 그렇다고 재미없으면 그리지도 않았겠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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