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저가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관리하는 방법(스압)

Nick callamid

Time 2012-03-18 02: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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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작업을 시작한지 햇수로 3년쯤 된 거 같은데 이쯤에 와서 한번쯤 내가 아이디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종합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어졌어여 나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가 하는거 옛날에는 그냥 무조건 머리에서 떠올리려고 했고 또 지금도 사실은 80%에서 그 이상은 거의 직관에 의존하지만 그 직관도 훈련 끝에 발달된 부분도 있고 날것의 직관을 구체적인 작업으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세세한 아이디어 관리법이 필요하다고 느꼈음 제가 작년에 "건축과 미술"이라는 교양수업을 듣다가 처음으로 "데페이즈망" 이라는 단어를 알게 댔어여. 데페이즈망을 두 단어로 하자면 "낯설게 하기" 사전 뜻은 어떤 물건을 일상적인 환경에서 이질적인 환경으로 옮겨 그 물건으로부터 실용적인 성격을 배제하여 물체끼리의 기이한 만남을 현출시키는 기법이다. 원래 ‘환경의 변화’를 뜻하는 말로서, 이 방법으로 보는 사람의 감각의 심층부에 주는 강한 충격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데페이즈망의 가장 대표적 화가가 바로 르네 마그리트인데요 이것들 그린 사람이요. http://pds23.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4335a53b.jpg 저는 마그리트에게 영향을 받았다거나 하는 부분은 전혀 없는데 저도 방식은 조금 다르다 뿐이지 대체적으로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이건 제가 시시한 그림을 그리기 너무 싫어서, 뻔하고 많이 본 재미없는 그림을 절대 그리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더 있어보이고 독특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을까 궁리하다가 자연적으로 이렇게 작업하게 된 거에여 그런데 데페이즈망은 저는 본질적으로 굉장히 언어적인 기법이라고 생각해여 예를 들어 제가 어떤 여자가 검지손가락에 새를 올리고 있는 그림을 그려요. 근데 제가 아는 새의 명사 관련 어휘가 까마귀, 참새, 앵무새 밖에 없어요 그럼 저는 선택지가 3개밖에 없는 거거든요 근데 제가 알고있는 새의 어휘가 300가지가 넘는다고 생각해봐요 그럼 선택지는 3개에서 순식간에 3백개로 늘어나는 거에영 저는 창의력은 결국 언어 싸움이다 라고 이때 생각했고 지금도 이 생각을 믿어요 자기가 아무리 쥐어짜려고 해도 잘 나와주지도 않고 스트레스만 많이 받아요 근데 언어를 이용해서 답을 찾아나가다 보면 굉장히 경제성이 있고 결과도 좋은 방법같아요 그래서 제가 미친짓을 시작해서 지금도 진행중인게 하나 있는데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411ecb4a.jpg 나한테 권당 두꼐 8센치짜리 국어대사전 상권 하권이 있다. 두둥 이걸로 뭐하게 한장 한장 읽어영... 그러면 언어 공부도 되고 (내가 아무리 한국인이라지만 모르는 단어 뜻, 자주 접하지만 막상 뜻도 잘 모르고 쓰는 단어가 너무 많아요 예를들어 난 경제 라는 단어 뜻도 아직 정확하게는 잘 몰라요) 이렇게 눈으로 쭉 스캔을 해나가다 보면 분명히 이끌림을 느끼는 단어들이 튀어나와요. http://pds24.egloos.com/pmf/201203/16/27/e0094527_4f6215a48637c.jpg 그걸 이렇게 기준을 나누어 분류해서 나만의 사전으로 만들어나가는거에요. 나같은 경우에는 어감이 괜히 좋은 단어나, 단어의 뜻 자체에서 영감을 주는 경우, 동작, 행위, 상황과 관련된 단어들,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해요. 그리고 나중에 여기서 단어들을 무작위로 추출해서 조합해봐요 코끼리 바늘 자전거 같은 연관성이 전혀 없는 단어들을 조합해보는 거죠 그럼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자기도 모르고 무한대로 증식시킬 수가 있어용 작업을 하다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막혔을 때도 나만의 사전을 읽으면서 단어들을 하나하나 계속 대입시켜 나가는거죠. 그럼 분명 걸리는 게 있단말예여. 근데 지금 사전 완성단계는 커녕 존나 초반 단계라서 제대로 활용은 못하고 있음. 초기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듬;; 아니면 사물의 형태를 재해석해보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도 무궁무진해요 예를들어 제가 지하철 을 탔어요. 그럼 지하철에 앉아서 지하철 내부를 둘러보며 분해할 수 있을 때까지 특징들을 분해해보는 거져. 지하철은 일단 가로로 길고 각각의 칸들이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고, 전혀 모르는 불특정 다수들과 함꼐 이용하고, 일곱 칸의, 분리되지 않고 연결된 긴 좌석에 앉아서 가며, 각 좌석이 마주보는 구조로 되어 있고 손잡이도 달려 있지여. 지하철은 뻔한 소재지만 이것의 형태적인 특징들을 분해해보면 재미있지 않아요? 이것으로 이야기를 하나 만들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지하철의 형태적 특징 말고 기능적 특징 위주로 분석해볼 수도 있고, 지하철의 크기나 지하철이 위치되어지는 장소를 바꿔버릴수도 있지여 지하철이 철도 위를 달리면 재미없지만 철판볶음판 위를 달리면 이상하잖아요. http://pds21.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4842ef07.jpg 평상시에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 것도 도움되여. 저는 이거 제작년 안동 갔을 때 안동시내에 계단에 문이 달려 있는게 너무 신기하고 이야기거리가 나올 수 있는 소재인 거 같아서 써먹으려고 찍어뒀어요. http://pds23.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4a5f3436.jpg 이건 뭐하는건지 이것도 안동갔을 때 찍은건데 건축 자재이겠지만 뭔가 미니멀하고 기하학적인 형태에 끌려서 찍어뒀었고여.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구조화시켜서 분석했을 때 흥미로운 것들 새고 샜어요.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4a38b3.jpg 아니면 가장 비 창의적인 방식이지만 아예 대놓고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사실 이 방법은 제가 자주 쓰는 방법중에 하나에요. 이거의 단점은 온전히 자기힘으로 하는게 아니라는 작가적 자존심을 좀 깎아먹는 방식일 수 있겠지만 장점이 있다면 나는 좋은 것을 무작정 많이 보고 따라그려보는 것도 훈련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여기다 모아놓은 자료들은 별로지만 실루엣이 괜찮거나 별로지만 디테일 어느 하나가 좋아서 모아놓은 것도 있지만 훌륭하게 디자인된 것들이 대부분이에여 이것들의 센스를 보면서 나도 보는 눈을 기르는 거에요. 나는 정말 닥치는 대로 모아요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63e47e.jpg 이렇게 화장품병을 모으기도 하고 http://pds23.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705409.jpg 제가 위가 둥굴려진 형태의 문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거 보이면 닥치는 대로 모으고 (사진이 다들 누워있음..지송..)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79f3d0.jpg 요리를 모으기도 하고. 왜냐면 제가 음식 먹고 있는 그림 그릴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리고 요리도 플레이팅 때문에 의외로 미적 센스가 많이 요구되는 분야니까 요리 보다보면 자극 많이 받는 부분도 있어요 http://pds22.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7c0a5d.jpg 이렇게 타이포랑 편집디자인? 이 되 있는 것들을 모으기도 하고 왜냐면 난 타이포랑 글 배치에 정말 약하니까 http://pds22.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754fbc.jpg 탈것들을 모으기도 하고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5f1b08.jpg 전 자연물에 약해서 자연물 자료도 모아요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6478cb.jpg 인테리어 실내, 건물 외부도 모으고 http://pds23.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840ba0.jpg 인테리어 파트에서는 문만 따로 모아두기도 해요 http://pds21.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8b108a.jpg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927183.jpg 악세사리도 가방 신발 장신구 스타킹 분류해서 모으고 http://pds23.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aac140.jpg 의복 관련 화일만 세 권인가 그럼 http://pds23.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a3cbcf.jpg http://pds22.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b4512d.jpg http://pds21.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bb69d3.jpg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be7fff.jpg 포즈만 모으기도 하고 표정이나 얼굴,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손동작 등등 다 분리해서 모음 http://pds21.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48477f.jpg 이렇게 단지 색의 조합이 멋지게 된 것들만 따로 모아두기도 하고요 저는 색채감각이 떨어지는 편이거든요 이렇게 모아뒀다가 적재적소에 알맞게 조금씩 변형해서 쓰는거에요. 사실 이방법은 꼼수에요.. 마 이런 방법들이 있다. 그이상은 없는 거 가틈 http://pds24.egloos.com/pmf/201203/18/27/e0094527_4f64c51443d76.jpg 헤헤 그리고 이건 자료사진들 정리하다 나온 거 옛날에 넷째이모부 그려드린 그림... 그려드리고 용돈받았던거에요 추억이 새록새록 뭔가 아이디어 관리는 엄청 있어보이는 식으로 얘기해놓고 정작 그려놓은 그림은 수준이 썰렁해서 무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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