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메카닉 : 공성전차
Nick 케로로
Time 2012-04-06 01: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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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에 의해 절대법칙화된 궤도폭격 금지조약의 보호를 받는 한, 이그니샨 귀족들의 소굴 '탑'은 그야말로 무적의 요새였다. 해럴드 베러지 원수가 이끄는 네프라이트 1함대는 이그니샨 수도행성 네베스그리그의 궤도를 장악하자마자 대동한 지상군을 내려보내어 신속한 행성 장악을 꾀했다. 곧 네프라이트 강습침공군과 이그니샨 행성방위군의 충돌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모두들 궤도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그니샨 군이 금세 밀려나리라 여겼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네프라이트 침공군은 한참동안이나 별다른 전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있었다. 1개월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그들이 함락시킨 탑은 총 32개중 5개가 고작. 그나마도 자이렌 탑과 후앙 탑의 경우는 내부조력자에 의한 무혈입성이었으니 실질적인 소득은 3개에 지나지 않는 셈이었다. 탑을 부수기 위해서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탑의 파티클 캐논은 공중에서 다가오는 모든 공격을 저지할 수 있었다. 그 막대한 화력 앞에, 강습 선봉을 맡았던 공군은 접근조차 불가능했다. 원거리에서 쏟아 부은 포탄과 미사일은 99퍼센트 이상이 요격 당했다. 일곱 척이나 동원된 부유요새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담하게 공격에 나섰던 파라드로젠이 일격에 격침당한 사건 이후 나머지 부유요새들은 공성을 포기하고 지평선 아래 숨어버렸다. 얼마간의 희생과 시행착오를 거친 뒤, 결국 참모진들 사이에서는 탑에 유효타를 줄 수 있는 병과는 파티클캐논의 유효화력투사각 아래에 있는 지상군, 특히 기갑전력뿐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후 공군은 작전에서 철저히 배제됐으며, 대신 막대한 물량의 지상군이 본국으로부터 투입됐다. 작전이 수립된 이후 함락되는 탑의 수는 차츰 늘어갔다. 물론 한계는 있었다. 단지 파티클 캐논으로부터 안전할 뿐, 극도로 요새화된 데다 대도시에 둘러싸인 탑의 방어시설을 뚫어내려면 여전히 막대한 소모와 희생이 필요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네베스그리그2의 탑을 반도 함락시키기도 전에 네프라이트의 기갑병과는 모조리 소진되고 말 것이었다. 인접한 두 탑, 토리그 탑과 라치니 탑의 공략을 맡은 106기갑군단장 발트 그란센 대령은 하루하루 늘어가는 피해에 질려가던 참이었다. 탑의 요격능력이 건재했기에 포병화력은 유명무실했으며, 피해는 주공인 중전차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공격 열흘 만에 103군단은 보유 중이던 중전차 아만타트 600여기 중 120여기를 잃었으며 아래 급수의 전차 피해는 셀 수도 없었다. 기갑전력만으로 시민 2억 명이 살고 있는 대시가지를 뚫고 탑을 공격하라는 (대령의 입장에선) 미친 명령을 실행중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고심하던 그란센 대령은 어느 날 근처에 전장 160미터 급의 작은 프리깃함이 불시착했다는 보고를 받는다. 추락한 프리깃은 승조원 전원이 탈출하고 추진부가 손상된 상태였으나 주요 구동계는 여전히 작동하는 상태였다. 특히 주포 구동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한 그란센 대령은 잠시 공격의 고삐를 늦추고 참모진을 불러 탑을 무너뜨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계획은 머지않아 현실화됐다. 대령의 발상은 단순무식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은하군으로부터 온갖 잉여 부품 및 초대형 크레인 몇 대와 기술자 여럿을 지원받은 그는 추락한 프리깃으로부터 이온포 모듈, 동력모듈, 역장모듈을 떼어낸 뒤 거점지휘차량 넉 대에 얹어 지상에서 이동할 수 있게끔 개조했다. 전방에는 탑의 집중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두터운 장갑과 요격설비를 매달았으며, 후방에는 역장발생기도 연결했다. 열흘 뒤 마침내 거대한 누더기 전차가 완성됐다. 누더기 전차의 동력계는 우주에 있을 당시의 30퍼센트 출력밖에 낼 수 없는 상태였지만 여전히 강력했다. 얼마간의 시험가동 뒤 작전이 시작됐다. 그란센 대령의 누더기 전차는 가로막는 모든 적을 분쇄하고 모든 시설물을 짓밟으며 토리그 탑을 향했다. 나머지 전력은 누더기 전차의 뒤를 따랐다. 작전 과정에서 이그니샨 시민 수백만 명이 죽거나 집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마침내 포화를 뚫고 탑 근처까지 도달한 누더기 전차는 이온포를 발사, 탑의 두터운 주 방어벽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는 데 성공했다. 무리한 방포로 동력계에 손상을 받은 누더기 전차는 곧 가동을 멈췄지만 대령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후 부서진 방어벽을 통해 수백 기의 주력전차가 난입하면서 탑 내부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사상 최소 피해로 거둔 탑 함락, 기념비적인 승리였다. 그란센 대령이 거둔 승리를 통해 네프라이트 원수부는 지난 몇 백년간 낮은 기동력 탓에 쓸모없다고만 여겨왔던 초거대 지상 병기 개념을 재고했다. 또한 그란센 대령의 아이디어를 한층 발전시켜, 적의 방어거점 함락 및 부유요새 격침을 위한 초대형 직사 공성전차 SSV-1 터스케이터를 설계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이후로도 몇 단계의 개량을 거치며 총 41기가 제작된 터스케이터 시리즈는 이후 네프라이트의 긴 정복전쟁 동안 언제나 지상군 진공 선봉에 배치됐다. 터스케이터의 아버지 발트 그란센 대령이 광속출세가도를 달리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쓰던 소설 설정 잡던 김에 같이 그렸습니다. 느끼시겠지만 코끼리 보고 그렸습니다.Reply
롤케익 2012-04-06 01:23:47
존나 멋지네요
브왕가! 2012-04-06 01:46:11
죽을 수도 있다!
슈크림 2012-04-06 02:31:15
으아 폼난다.
악질 2012-04-06 03:40:34
최종결전병기같다
[붉은]꽁치 2012-04-06 04:50:22
으아 대박이다
Sounsheain 2012-04-06 06:48:06
으아아 인인간간이이이 만만든든건건데데 코즈믹호러스럽다]
태선 2012-04-06 11:36:57
과연 전장의 신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