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도와주세요
Nick 신나전뇌
Time 2007-11-23 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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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말합니다. 이상형이란 존재하지 않으니 80점이나 70점짜리로 만족하라고. 그런데 전 그 이상형이란 것을 만났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온 후 세번째로 반한 여자였죠. 고딕박사님께서도 아마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를 보는 순간 찌릿하며 전신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 오래된 말로 '한눈에 반했다'라고 하죠. 저지르고 후회하느냐, 하지 않고 후회하느냐라는 선택지에서 저는 전자를 택해 용기를 내서 접근해 보았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보지 못했던 저에겐 힘든 선택이었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쉽게 대화가 풀려나갔습니다. 이름도 알아냈구요 (여기선 '3번'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를 물어보니 안 주더군요. 그때 전 3번이 튕기는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몇번 찔러보면 저에게 마음을 열어줄 거라고 믿었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릴 것은 제가 3번과 처음 만나 대화한 때 부터 그녀가 유학을 갈 때 까지 2년정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중간에 식당에서 만났던 적도 있었고 한번은 같은 반까지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언제나 친구(여자)들과 함께 있던 그녀에게 다가갈 때면 느껴지는 위화감 때문에 자주 말 걸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쪽에서 말을 걸면 상대는 해주지만 결코 그쪽에서는 말을 걸어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녀가 저에게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포기할까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가끔 혼자 있는 그녀를 발견하여 말을 걸면 그녀는 웃으면서 수업종이 울릴 때 까지 말상대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럴 때면 그날 밤은 전 흥분과 혼란에 빠져 늦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결국 수면제까지 구입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두번째로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을 때 다시 한번 거절하더군요. 3번을 만난지 1년째의 일이었습니다. 더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았던 저는 결국 3번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녀를 보지 않으면 괴롭지 않으니까요. 그녀를 잊어버리면 잠 못이루는 밤이 찾아오지 않으니까요. 그 후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은 3번이 1년간 미국에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4학년이 될 때 돌아오구요. 제가 닥치는대로 작업해 본 것은 그때부터인가 싶습니다. 3번을 잊어버린다고 저 자신에게 말은 했었지만 그래도 역시 미련이란게 남아있었으니까요. 그 소식을 접한 순간 3번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예비용으로 작업걸고 있던 여자들이 몇명 있었지만 결국 전부 실패했었습니다. 다들 저에겐 관심 없더군요. 그래서 많이 작업하다 보면 언젠간 저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믿고 초등학교에 들어온 후부터 3학년이 된 지금까지 33명에게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그렇게 많이 시도해 봤지만 다들 저에겐 관심이 없더군요. 전 제가 못생겼다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같은 반에서 저에게 접근했던 여자들이 몇명인가 있었으니까요. 문제는 제가 그 사람들에게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아무리 봐도 여자라고 느껴지지가 않아요. 하하하.. 미치겠네요. 제가 좋아하는 여자는 저를 싫어합니다. 아마 제가 옆에 있는것이 괴롭지만 애써 웃음짓는 것이겠죠. 저를 좋아하는 여자는 제가 싫어합니다. 그녀 역시 저만큼 괴로워 하겠죠. 이런 제가 저도 싫습니다. 더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습니다. 남에게 고통을 안기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그만 행복해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