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패러디] 어 린 왕 자 (01)

Nick 뭉기적거북이

Time 2003-05-21 11:31:21

Body

갑자기 막 어린왕자를 패러디해보고싶어서 하긴했는데.... 막 손가는대로 막그린데다가 포토샵으로 수정도 제대로 할줄 몰라서 하하하 어쨌든 시작. ====================================================================================== 여섯 살 적에 나는 <체험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원시림에 관한 책에서 근사한 그림 하나를 본 적이 있다. 맹수를 집어 삼키고 있는 보아 구렁이의 그림이었다. 위의 그림은 그것을 옮겨 그린 것이다. 그 책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보아 구렁이는 먹이를 씹지도 않고 통째로 집어 삼킨다. 그리고는 꼼짝도 하지 않고 여섯 달 동안 잠을 자면서 그것을 소화 시킨다. 나는 그래서 밀림 속에서의 모험에 대해 한참 생각해 보고 난 끝에 색연필을 가지고 내 나름대로 내 생애 첫 번째 그림을 그려 보았다. 나의 그림 제 1호였다. 이것은 이런 그림이었다. 나는 그 걸작품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면서 내 그림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그들은 꿈과 낭만으로 가득한 감수성 넘치는 어른들이었나보다. 그러나 그들은 감수성이 너무나 풍부해서 이런 '잔인한' 그림을 그린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어린나이에 너무나도 '잔인한'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나는 20년간 정신병원에서 생활해야했다. 그래서 여섯 해 전에 병원에서 탈출한 뒤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킬 때까지 나는 마음을 털어놓고 진정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대를 갖지 못한 채 홀로 살아왔다. 내 비행기의 모터가 한 군데 부서져 버린 것이다. 기사도 승객도 없었으므로 나는 혼자서 어려운 수선을 시도해 보려는 채비를 갖추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다시 정신병원으로 실려가긴 싫었다. 첫날밤 나는 사람 사는 고장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사막에서 잠이 들었다. 대양 한가운데에 떠 있는 뗏목 위의 표류자보다 나는 더 고립되어 있었다. 그러니 해가 뜰 무렵, 야릇한 목소리가 나는 깨웠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여러분들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목소리는 말했다. "양 한 마리 그려줘!" "뭐라구?" "귀에 ㅈ박았냐? 양 한 마리 그려달라고" 나는 기겁을 해서 후다닥 일어섰다. 눈을 막 비벼 보았다. 사방을 잘 살펴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이상한 ㅈ만한 초딩이 나를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훗날 내가 그를 그린 그림 중에서 가장 잘된 것이 여기 있다. 그러나 물론 나의 그림은 모델보다는 훨씬 덜 시발스럽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여섯 살 적에 어른들은 너무나 잔인한 그림을 그린 나를 정신병원에 가두었기때문에 나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며 속이 보이거나 보이지않거나 하는 보아 구렁이 이외에는 아무 것도 그리는 연습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나는 그의 느닷없는 출현에 너무 놀라서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사람사는 고장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 그런데  그 초딩은 길을 잃은 것 같지도 않아 보였고 피곤과 배고픔과 목마름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사람사는 고장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초딩 같은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내가 말을 걸었다. "그런데....... 왜 그러지?" 그러자 그는 아주 심각한 이야기나 되는 듯이 소곤소곤 다시 되풀이해 말했다. "시발것아 닥치고 빨리 양한마리나 그려" 너무도 인상 깊은 시발스러운 일을 당하게 되면 누구나 거기에 순순히 따르게 마련이다. 사람사는 고장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죽음의 위험을 마주하고 있는 중에 참 ㅈ같은 짓이라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나는 포켓에서 종이 한 장과 만년필을 꺼냈다. 그러자 내가 공부한 것은 정신병원의 간호사들 몸매뿐이라는 생각이 나서 그 초딩에게, 나는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고(조금 기분이 나빠져서) 말했다. 그는 대답했다. "ㅈ까셈" 양은 한번도 그려 본적이 없었으므로 나는 그를 위해 내가 그릴 수 있는 단 두 가지의 그림 중에서 하나를 그려 주었다.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 구렁이의 그림 말이다. 그러자 그 소년은, "허접새끼. 양 그리라그랬더니 모자를 그리냐"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초딩놈은 내가 아는 어른들보다도 더 동심에서 멀어져있었다 어쨌든 그래서 나는 양을 그렸다. 그는 주의깊게 바라보더니, "병걸려서 비실거리는거 말고 좀 쌩쌩한놈으로 다시그려." 하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그렸다 그 초딩은 피식 하고 비웃더니 나한테 종이를 던졌다 "눈깔이 썩었냐. 뿔달렸잖아 뿔. 이게 염소지 양이냐? 아 허접새끼 ㅋㅋㅋ" 그래서 나는 또다시 그렸다. 그러나 그것도 앞의 것들과 마찬가지로 거절을 당했다 "늙어빠졌잖아 좀 쌩쌩한놈으로 못그려?" 나는 모터의 분해를 서둘러야 했으므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여기있는 그림을 되는대로 끄적 거려 놓고는 한마디 툭 던졌다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그 안에 있어" 그러나 그 어린 초딩놈이 그 그림을 보고 내뱉는 말에 나는 놀라지않을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자칭 왕자라는 시발스러운 초딩놈을 알게되었다. ====================================================================================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