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그녀들의 생존교본] -3화- (은밀한 동경)

Nick 케이디

Time 2003-10-04 00: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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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eidy.cafe24.com/bbs/data/Gallery/1070028544/secretly.jpg 난 평소 군것질을 잘하지 않았어요. 군것질이라고 기껏해봐야 자판기의 음료수나 뽑아먹는 정도였으니까요. 오래 전 어느날 하교길에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다 문득 학교근처 분식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평소에 군것질은 거의 하지 않던 나였지만... 그 날따라 갓 튀겨낸 핫도그가 어찌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던지... 잡담을 나누며 정신없이 걸어가는 친구들의 행렬에서 살짝 빠져나와 핫도그를 사먹게 되었답니다. 무심코 핫도그를 맛있게 먹으며 친구들의 행렬에 다시 합류하게 되었는데... 친구들은 내손에 들린 핫도그를 보더니 어린애도 아니고 쪽팔리게 걸어가면서 핫도그를 먹느냐며 잔뜩 핀잔을 주는게 아니겠어요? 그 날 처음으로 '어른'이 해서는 안될일 중 하나가 길을 걸어며 핫도그를 먹는일이라는걸 깨달았답니다. 어른이 된다는건 그 만큼 다른 사람을 배려하게 된다는건데... 지나치게 배려에 몰두하다보면 그 배려가 어느새 눈치가 되어버리나봐요.. 어린시절에는 핫도그 하나를 사먹어도 즐겁게 내딛는 걸음이 그 맛을 더해주었는데... 이젠 그런 사소한 즐거움 조차도 용기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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