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제자백가모에화프로젝트]소녀제자백가학원 죽간 하나 ㅡ공학부 예산탈환작전ㅡ

Nick 작가

Time 2005-02-24 22:04:28

Body

서 몇 달 전의 일이다. DC에서 알고 지내던 ‘alwayswork’란 분이 필자에게 ‘제자백가의 이름을 모두 여학생의 것으로 바꿔서 학원물을 만들면 어떨까요?’란 제안을 하였다. 필자에게 이것은 마치 천명과 같이 생각되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시기가 절묘하였기 때문이다. 하나는, 하필이면 그 때 필자가 제자백가서를 포함한 중국 고전(그 시점에는 <노자>)을 읽고 있었던 것이고, 또 하나는, 90년대 후반부터 발견된 제자백가 관련 출토자료(1993년의 <곽점초간>, 1994년의 <상해박물관장초죽서>)가 제자(諸子)학계를 진동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후자의 현상을 목도하면서, ‘제자백가상도 이제 크게 변화하겠다’라는 생각을 품고있던 찰나였던 것이다. 이에 순간적으로 ‘만약 현재의 급변하는 제자백가상을 저기에 반영해 본다면?’이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필자는 위의 제안을 거역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 착수하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이 일을 한다면, 이것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필자 밖에 없다고 여겨졌다. 이렇게 하여 본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는 두 가지 난제가 있었다. 하나는, 필자의 스토리 구성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본래 문학 계통과 상당히 소원한 사람이기로, 근 3년 간 문학서를 구입한 일이 없을 정도로 그러한 경향은 심하였다. 그러하였기 때문에, 너무도 당연하지만, 좋은 글 쓰기의 요건으로 일컬어지는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어느 것도 문학에 대해서는 수행되지 않았다. 이에, 구상만 머릿 속을 맴돌 뿐, 도대체 이것이 제대로 된 글로 옮겨지지 못하였다.(본래는 이 프로젝트를 라이트노벨의 형식으로 진행하려 하였다) 그렇게 해서 두 달 정도가 지났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작가’라는 분과 이 프로젝트의 구상에 대하여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분은 본 프로젝트에 협력하겠노라 하고, 이 구상을 ‘만화’로 옮기는 데 참여하시게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분이 바로 본 프로젝트의 작화와 스토리 대부분을 맡고있는 ‘작가’ 그 사람이다. 이에 필자는 이 프로젝트에 있어서 설정과 자료 수집을 전담하게 되었다. ‘작가’는 스토리 구성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여러 모로 부족한 필자가 이 프로젝트의 설정을 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로써 첫번째의 난제는 그럭저럭 해결되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문제는 두 번째에 있었다. 바로 등장 인물들의 이름을 어떻게 하느냐였던 것이다. 분명히 등장하는 것은 여학생들일 텐데, 이름이 ‘공자’, ‘노자’와 같아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그들의 본명을 사용하여 ‘공구(孔丘)’, ‘이이(李耳)’라는 식으로 해도 곤란하였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수없이 고민하였지만, 적어도 ‘한국의 한자독음’으로 그들의 이름을 읽어서는 이를 쉽게 해결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 전환점을 마련해 준 것이 어떤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저자인 손자(孫子)의 子를 일본 여성의 이름에 자주 붙는 ‘코(子)’로 이해하여 ‘손코’라 읽고는 여류 작가의 에세이로 생각하는 장면에서, 이 구상의 방향을 잡았다. 원칙적으로 한 글자에 하나의 독음만을 인정하는 한국의 한자 독음과는 달리, 일본어는 음독 뿐만 아니라 다양한 훈독이 있을 뿐더러, 심하게는 2음절 이상의 독음을 축약하여 적는 ‘약음가나(略音假名)’란 방식까지 존재하여, 한자를 본명 그대로 쓰더라도 비틀어 쓰면 쉽사리 여성의 이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더더구나 제자의 주요 인물들에게는 손자와 같이 ‘子’가 붙으니, 이러한 형식을 사용하여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여성화 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여학생이 등장하는 학원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일본식인데다가,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전부 일본이름이라는 것은, 필자에게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다른 방도가 끝끝내 떠오르지 않아 결국은 지금과 같이 제자백가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어 읽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한 방편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쾌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있을 것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여기서 재삼 양해를 구하며, 여기에 주어지는 모든 비판과 비난을 감수하겠음을 밝혀 둔다. 끝으로, 대단치도 않은 만화에 어울리지도 않는 이런 장황한 서문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맺고자 한다. 2005년 2월 22일 孤藍居士 씀.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551.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1169.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16100.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2172.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2769.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4851.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4827.jpg 투 비 컨티뉴! 부득이 하게 짤리는 장면이 있으니 링크합니다.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551.jpg 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1169.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16100.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2172.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2769.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34851.jpg http://pds.egloos.com/pds/1/200502/23/56/b0010856_114827.jpg Dcinside 역갤, 언어갤, 카겔의 햏자인 孤藍居士와의 합작품.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