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스오] 잘가라

Nick 스오

Time 2007-02-10 17:47:17

Body

2003년 1월 1일 처음으로 성인이 되어, 길거리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필수 있다는 사실과, 이제 지겨운 학교를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행복하게 다가올 그때 난 말그대로 놀았다. 경상도에서 19년을 산 촌농이 할게 뭐가 있겠는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생활을 만끽하다보니 일년이 흘렀다. 피어싱을 처음으로 했다. 2004년 1월 1일, 스물한살이 된 시점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경제적인 부담감을 못느끼게 할정도로의 수입을 벌어주었지만, 내가 하고 싶던걸 하자는 마음에 모든걸 그만두고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을 하고 자고, 게임을 하고 자고, 게임을 하고 자고, 게임을 하고 잤다. 그렇게 일여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2005년 1월 1일, 스물두살. 합숙실에서 새해를 맞았다. 프로팀에 들어가 적긴 하지만 ( 정말 적지만 ) 월급을 받으며, 사람들에게 내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할때, 방값을 내기 힘들고, 담배를 살 돈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담배를 끊고, 하루 한끼를( 지겨운 소세지 김치 볶음밥, 그래서 내가 김치볶음밥을 싫어한다. -ㅠ- ) 먹으며, 방값 낼 날이 되면 몇일 게임을 쉬고 노가다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방값을 마련하고, 가난하게 살았다. 그녀와는 나쁘지 않았다. 피어싱을 뺐다. 2006년 1월 1일. 스물세살. 건대입구의 자취방에서 새해를 맞았다. 게임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긴 했으나, 게임을 주력으로 하진 않았다.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며, 하지만 두가지를 동시에 하기엔 난 부족한 놈이었나보다. 여전히 스물두살의 경제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들어하며 살았다. 그녀와 헤어졌다. 이것저것 문제가 많았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되는 한가지는 그녀를 힘들게 했었던 내 행동들. 2006년 12월 31일. 스물네살이 되기 하루전. 강남의 한 bar나 만약 망년회를 나간다면 청담동의 bar에서 새해를 맞이할듯 하다. 8개월 가량, 게임을 완전히 끊고, 하루 4시간을 자며, 위가 작아진 관계로 하루 한끼를 먹으며, ice coffee에 우유를 넣어 굉장히 많이 마시고, 하루종일 일을 하며 지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참 만족할정도의 수입이 되는듯 하다. 이제 스물네살이다. 아는 형의 말 처럼 책임감의 매력에 빠질 나이다.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나이다. 스물세살을 맞이할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멋있는 녀석이 되어있는걸까? 그게 목표였는데. 어쨌건, 이제 스물네살이다. 잘가라 스물세살. -2006년의 마지막날.

Reply